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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모가디슈 탈출

모가디슈는 소말리아의 수도이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발발로 총탄과 화염으로 생지옥이 되었고 현지에 고립된 남한과 북한대사 대사원의 가족들이 서로 힘을 합쳐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당시 소말리아 대사였던 우리 측 강신성 대사와 북측 김룡수 대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영화는 80년대까지 대한민국이 유엔에 가입하지 못했던 사실, 아프리카가 유엔 투표권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실, 그리고 소말리아에 대사를 파견했다는 짤막한 소개와 함께 시작한다. 남한의 한신성(김윤석) 대사 일행과 림용수(허준호) 북한 대사 일행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소말리아 정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와중 길게 이어져오던 바레의 독재정권에 불만을 품은 반군들은 오랫동안 계획해온 내전을 일으킨다. 내전은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까지 퍼지고 더 이상 종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이탈리아, 미국, 중국, 남북한 대사관 공관은 소말리아 정부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반란군들에 의해 포위되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 북한 대사관은 자신의 소말리아 정보원 일행에게 배신을 당하고 가지고 있던 금품과 식량을 모두 빼앗긴다. 언제 반란군이 또 올지 모를 상황에서 오갈 데가 없는 신세가 된다. 같은 시각 남한 대사 일행들은 강대진(조인성) 참사관이 기지를 발휘해 경비 병력들을 정부군으로부터 제공받게 되고 가까스로 대사관에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림용수 대사를 비롯한 북한대사관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중국대사관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마저 불타버린 상황이었고 마침 남한 대사관의 건물을 보고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고민 끝에 한 대사는 그들을 받아준다. 그러나 보호할 인원이 많다는 이유로 경비들은 그곳을 떠난다. 그러던 중 강 참사관은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단체로 남한으로 전향하게 된다면 엄청난 업적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에 일을 꾸미지만 태준기(구교관) 참사관에 의해 발각되면서 이 일은 마무리된다. 이제 힘을 합쳐 북한 측은 이집트 대사관으로 남한 측은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각자가 도움을 요청한 뒤 긍정적인 답변을 주는 곳으로 함께 떠나기로 약속한다. 우여곡절 끝에 구조기를 구할 수 있다는 이탈리아 대사관 측의 답변을 받아낸다. 남북한 대사관 일행은 이때부터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가기 위한 필사적인 탈출극을 펼친다. 숨 막히는 탈출극 도중 태중기 참사관은 숨지게 된다. 그 외의 인원들은 무사히 이탈리아 대사관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케냐 공항에 도착한 뒤 각각의 나라에서 그들이 맞이해준 뒤 영화는 끝나게 된다.

역사적 배경

소말리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는 것은 무엇인가? 굶주린 아이들, 배 위에서 칼과 총을 들고 위협적인 모습을 한 해적들이 떠오르게 한다. 한국 외교부 지정한 전 지역 여행금지 국가이며 소말리아 영토 내에 들어갔다가 그 사실이 알려지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소말리아는 왜 이렇게 가난하게 되고 해적의 상징인 나라로 되었을까? 아프리카의 뿔이라는 멋진 별명을 가진 소말리아는 아라비아반도와 매우 가깝다. 중세에 이미 이슬람교가 전파되었고 수도 모가디슈는 동아프리카 이슬람의 중심지였다. 다른 아프리카 대륙과 마찬가지로 유럽 열강들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되고 1960년대가 되어서야 소말리아 공화국으로 독립을 할 수 있었다. 초대 대통령을 뽑고 헌법도 만들었지만 두 번째 대통령 때 육군 소장 시아드 바레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22년간 독재를 하게 된다. 그는 공산주의자로 소련의 도움을 받아 쿠데타에 성공하고 독재는 했지만 나름대로 나라 운영에 대한 열정적이었다. 고속도로, 발전소, 항구, 공항을 만드는 등 발전시켰지만 이 과정에서 미국의 도움을 받는다. 이 당시는 냉전시대였기 때문에 유럽으로 독립한 많은 국가들이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어느 쪽인지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바레는 소련과 미국 사이에서 오가며 정확한 노선을 정하지 않는다. 욕심을 부려 1977년 이웃나라 에티오피아를 침공하는데 소련은 소말리아가 미국과 협력한 것 때문에 에티오피아를 지원한다. 때문에 오가덴 전쟁에서 참패를 하고 만다. 이때부터 소말리아는 가난한 나라가 되기 시작한다. 나라는 빚더미에 앉았고 전쟁 배상금도 물어야 했도 이 상황을 지켜보던 미국과 IMF도 지원에서 빠지게 된다. 바레는 그 와중에도 나라 돈을 자신과 자기 부족들을 위해서만 사용한다. 다른 지역의 부족들은 분노하고 부족별로 군벌들이 봉기하는데 이때 소총을 든 마을 청년들이 등장한다. 파라 아이디드는 세계에서 보내오는 구호물품을 중간에서 착복하고 자신의 군대에 보급품으로 사용한다. 또한 일종의 마약인 까트를 사람들에게 풀어 중독시킨 후, 말을 잘 듣게 통제한다. 어린아이와 여자들에게 직접 재배, 판매를 시켜 군자금을 마련한다. 또한 아이들에게까지 총과 계급을 주어 병사를 만든다. 이렇게 반란을 일으켜 바레 정권을 무너트린다. 당연히 자신이 대통령이 될 줄 알았지만 기업가 출신의 알리 마흐다 모하메드가 되었다. 소말리아 최대의 민병대를 조직한 아이디드는 이 결과에 불복하고 다시 전복을 시도했고 다른 군벌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전쟁이 시작된다. 이것이 모가디슈의 배경인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이다.

유엔 동시 가입

영화의 다른 한 축은 1991년 남북 유엔 동시 가입이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유엔 사무총장까지 나왔지만 당시에는 유엔가입조차 어려웠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분단국가였기 때문이다. 남한이 신청하면  상임이사국인 소련이 반대 하서 무산되고 북한이 신청하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반대해서 가입이 진행될 수 없었다. 게다가 북한은 적화 통일에 의한 하나의 조선을 강력한 통치이념으로 했기 때문에 남한이 유엔에 단독으로 가입하여 주권국가로 인정받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다. 그래서 남과 북이 세계 곳곳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후 냉전체제도 막 내리기 시작하고 우리 정부의 끈질긴 외교적 노력으로 소련과 수교를 맺게 된다. 소련이 사실상 남한의 유엔가입을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1991년 9월 17일 남과 북이 각각 다른 회원국으로 유엔에 가입한다. 이것은 한반도에 두 개의 주권국가가 있다는 국제사회의 공인이자 냉전체제를 종식하고 평화, 공존, 발전을 지향하는 외교적 기반이 되었다.

모가디슈 리뷰

모가디슈는 예상과는 다르게 정말 담백하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를 펼쳐낸다. 필요 없는 장면은 과감하게 빼버리고 오로지 실화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연출과 스토리 진행은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북한 대사 일행을 들이는 장면부터 전향서 위조 장면, 이탈리아 대사관까지 총격신 등 스토리를 진행함에 있어 느린 연출과 빠른 연출의 완급조절도 너무 좋았다. 실화를 다룸에 있어 담담한 연출과 군더더기 없는 장면은 실화가 가지고 있는 힘을 더 효과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자칫하면 신파로 불고 나갈 수 있는 장면들도 담담하게 표현했다. 마지막 이별 장면도 너무 좋았다. 남한 대사 측은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북한대사 측은 보위부같이 보이는 요원들이 케냐 공항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를 본 한 대사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서로 따로따로 나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그들은 구조기 안에서 눈빛을 교환하며 작별인사를 하는 장면이다. 당신의 정치상황과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반증인 동시에 담담하게 끝을 알리는 좋은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빠져드는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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